애비로드 스튜디오

애비로드 스튜디오

스튜디오의 전설, 애비로드 스튜디오를 다룬 글입니다.
1. 개요
애비로드 스튜디오는 영국 런던 세인트 존스 우드에 있는 녹음 스튜디오다. 1931년에 문을 열어 94년째 운영 중이며,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유명한 스튜디오로 꼽힌다.
비틀즈가 1962년부터 1970년까지 거의 모든 앨범을 이곳에서 녹음했다. 핑크 플로이드의 《The Dark Side of the Moon》, 아델의 《21》, 프랭크 오션의 《Blonde》 같은 명반도 여기서 탄생했다. 영화 음악 쪽으로는 《스타워즈》, 《반지의 제왕》 3부작, 《해리 포터》 시리즈 등 할리우드 대작의 스코어링이 진행된 곳이기도 하다.
2010년에 영국문화유산청이 Grade II 등급 건물로 지정해서, 지금은 법적 보호를 받고 있다.

2. 역사
2.1. 설립과 개관
원래 이 건물은 1831년에 지은 침실 9개짜리 조지아 양식 타운하우스였다. 스튜디오가 들어서기 딱 100년 전에 지은 집인 셈이다.
1929년, 그라모폰 컴퍼니가 전기 녹음 시대에 맞춰 새 녹음 시설을 물색하다가 이 저택을 16,500파운드에 사들였다. 2년간 공사를 거쳐 1931년 11월 12일, 에드워드 엘가 경이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며 《Land of Hope and Glory》를 연주하는 것으로 개관식을 치렀다.
개관 당시 스튜디오는 세 개가 완공됐다. 스튜디오 1은 세계 최대 규모의 녹음 전용 홀이었고, 스튜디오 2는 빅밴드와 중편성 앙상블용, 스튜디오 3은 소규모 앙상블용이었다.
같은 해 3월에 그라모폰 컴퍼니가 컬럼비아 그래포폰 컴퍼니와 합병해서 EMI를 세웠다. 그래서 오랫동안 'EMI 레코딩 스튜디오'라고 불렸다.
2.2. 비틀즈 시대 (1962~1970)
1962년 6월 6일, 아직 무명이던 리버풀 출신 4인조 밴드가 EMI 스튜디오 문을 두드렸다. 프로듀서 조지 마틴이 주도한 오디션에서 《Love Me Do》를 녹음했는데, 이게 비틀즈와 애비로드의 전설적인 동행의 시작이었다.
비틀즈는 이후 8년간 거의 모든 앨범을 스튜디오 2에서 녹음했다. 1963년 《Please Please Me》는 14곡 중 10곡을 하루 만에 녹음한 것으로 유명하고, 1967년 《Sgt. Pepper's》는 129일간 700시간 넘게 스튜디오 작업을 했다. 1969년 《Abbey Road》에서는 새로 도입한 TG12345 콘솔을 처음 썼다.
비틀즈 시대에 ADT(자동 더블 트래킹), 레슬리 스피커를 활용한 보컬 처리, 테이프 루프, 근접 마이킹 같은 현대 녹음 기술의 기초가 대부분 이곳에서 개발됐다.
2.3. 현대
1976년, 비틀즈의 마지막 스튜디오 앨범 이름을 따서 '애비로드 스튜디오'로 공식 개명했다. 원래 이름보다 앨범 이름이 더 유명해져 버린 것이다.
2009년에는 EMI의 재정난으로 스튜디오 매각과 부동산 개발 가능성이 나오면서 전 세계 음악 팬들이 충격에 빠졌다. 영국 정부가 개입해서 2010년 2월에 Grade II 등급 건물로 지정, 보호받게 됐다. 2012년에는 EMI 인수에 따라 유니버설 뮤직 그룹 산하로 들어갔다.
2017년에는 1931년 개관 이래 가장 큰 확장 공사가 끝났다. 게이트하우스, 프론트 룸 같은 새 스튜디오 공간과 돌비 애트모스/IMAX 호환 믹스 스테이지가 추가됐다. 2024년 말부터 2025년 3월까지는 스튜디오 1의 대규모 리노베이션이 진행됐는데, 콘솔을 교체하고 내부 마감재를 새로 하면서도 음향 특성은 그대로 유지하는 게 핵심 원칙이었다.

3. 시설
3.1. 스튜디오 1
세계 최대의 녹음 전용 홀이다. 면적이 약 450㎡에 천장 높이가 12m나 되는데, 110인조 오케스트라와 110인조 합창단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다. 높은 천장과 넓은 바닥 면적이 결합해서 저주파 대역이 충분히 발달하고, 자연스러운 홀 리버브가 형성된다.
1980년대 이후로는 영화 스코어링의 주요 거점이 됐다. 《스타워즈》 시리즈는 존 윌리엄스가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여기서 녹음했고, 《반지의 제왕》 3부작 믹싱도 이곳에서 진행됐다. 《해리 포터》 시리즈, 《어벤져스: 엔드게임》, 《블랙 팬서》, 그리고 최근작인 《바비》(2023), 《글래디에이터 II》(2024), 《위키드》(2024)까지 수많은 할리우드 대작이 이 공간을 거쳐갔다.
2025년에는 84채널짜리 AMS Neve 88RS SP3D 콘솔로 교체됐다.
3.2. 스튜디오 2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녹음실이다. 비틀즈가 1962년부터 1970년까지 대부분의 앨범을 녹음한 바로 그 공간이다.
면적은 약 200㎡ 정도고, 천장 높이는 7.3m다. 잔향 시간이 1.2초로 비교적 짧은 편이라 중음역이 강조되고 따뜻한 톤이 나온다. 최대 55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
원래 1931년에 스윙 재즈 시대의 빅밴드 녹음을 위해 설계한 공간이라, 기본적으로 약간의 리버브가 설계에 반영돼 있다. 음향 특성이 워낙 독특하고 가치 있어서, 녹음 계약서에 '공간 음향 샘플링 금지' 조항이 들어갈 정도다. 이 공간의 임펄스 응답을 측정해서 플러그인으로 만들면 안 된다는 뜻이다.
재밌는 건 컨트롤 룸의 변천사다. 지금의 1층 아이솔레이션 부스가 1950년대 후반까지는 원래 컨트롤 룸이었다. 콘솔 크기가 점점 커지면서 1957년에 컨트롤 룸을 라이브 룸을 내려다보는 2층 위치로 옮겼다.
현재는 60채널짜리 AMS Neve 88RS 콘솔과 Bowers & Wilkins 801 모니터를 쓰고 있다.
3.3. 스튜디오 3
원래는 소규모 앙상블 녹음을 위해 설계한 공간인데, 1970년대 초반부터 핑크 플로이드가 이곳을 자기들 아지트로 삼으면서 역사가 바뀌었다. 《The Dark Side of the Moon》(1973)이 바로 여기서 녹음됐다. 1972년 5월 31일부터 1973년 2월 9일까지 약 60일간 세션이 진행됐고, 엔지니어 앨런 파슨스가 참여했다.
면적은 약 121㎡로 세 스튜디오 중 가장 작고, 천장 높이도 3m 정도다. 대신 저명한 음향학자 샘 토요시마가 설계한 컨트롤 룸은 애비로드에서 가장 정교한 공간으로 꼽힌다.
프랭크 오션의 《Blonde》, 데이브의 《Psychodrama》 같은 앨범이 이 공간에서 나왔다. 현재는 96채널짜리 SSL 9000J 콘솔을 쓰고 있다.
3.4. 그 외 공간들
2017년 확장 공사로 게이트하우스와 프론트 룸이라는 소규모 스튜디오가 새로 생겼다. 나일 로저스, 제임스 베이 같은 아티스트들이 여기서 작업했다.
펜트하우스는 1980년에 건물 최상층에 연 스튜디오로, 애비로드에서 유일하게 천창이 있는 공간이다. 돌비 애트모스 믹싱 프로젝트 완전 인증을 받았다.
믹스 스테이지는 2017년에 추가한 돌비 애트모스 프리미어 인증 믹싱 공간이다. 44채널 서라운드 시스템에 4K 프로젝션까지 갖추고 있어서, 런던에서 영화 스코어링과 사운드 믹싱을 한 곳에서 제공하는 유일한 스튜디오다. 《타르》, 《웡카》, 《로켓맨》, 《보헤미안 랩소디》, 《탑건: 매버릭》 같은 영화들이 여기서 믹싱됐다.
3.5. 음향 설계 철학
애비로드의 파르케 우드 플로어링은 스튜디오 1, 2, 3에서 91년간 써왔다. 1931년 이래 수많은 녹음 아티스트들의 무게를 견디며 모든 음악의 사운드 형성에 기여해온 셈이다.
스튜디오 2 컨트롤 룸은 의외로 최소한의 어쿠스틱 처리만 돼 있다. 비닐 타일 바닥, 홈이 파인 종이-섬유 재질 천장, 몇 개의 흡음 패널, 완벽한 직사각형 공간. 이 '단순함'이 오히려 애비로드 사운드의 일부가 됐다.

4. 음향 장비와 기술
4.1. 에코 챔버 시스템
디지털 리버브 프로세서가 나오기 전에는 인공 잔향을 만들려면 물리적 공간을 활용해야 했다. 애비로드의 에코 챔버는 1950년대에 개발돼 지금까지 운용 중인 아날로그 잔향 생성 시설이다.
에코 챔버는 고반사 표면을 가진 소규모 밀폐 공간이다. 비평행 벽면과 경질 마감재로 구성하고, 내부에 스피커와 마이크를 배치한다. 믹서에서 신호를 보내면 챔버 안 스피커로 재생되고, 그 잔향을 마이크로 다시 수음해서 믹서로 돌려보내는 방식이다.
챔버 2는 크기가 약 3.6m × 6.4m이고, 벽면은 석고 위에 광택 페인트와 세라믹 타일로 마감했다. 재밌는 건 유약 처리한 하수관(직경 46cm, 높이 1.8m)을 세워놔서 음향 확산 효과를 낸다는 점이다. 원래의 진공관 Neumann KM53 마이크와 Altec 605 스피커가 아직도 쓰이고 있다.
애비로드 엔지니어들은 S.T.E.E.D.라는 기법도 개발했는데, 테이프 딜레이와 에코 챔버를 결합해서 챔버의 물리적 잔향 시간 한계를 넘는 긴 디케이 타임을 만들어낼 수 있다.
4.2. 플레이트 리버브
1957년, 애비로드는 세계 최초의 상용 전기-기계식 인공 리버브 유닛인 EMT 140 플레이트 리버브 4대(A, B, C, D)를 들여왔다.
크기가 1.2m × 2.4m에 무게만 270kg이나 나가는 거대한 물건이다. 대형 나무 박스 안에 강철 프레임을 넣고, 그 안에 금속판을 스프링으로 매달아 놓은 구조다. 금속판에 진동을 주면 그 울림이 리버브가 되는 원리인데, 모터로 구동하는 댐핑 메커니즘으로 리버브 타임을 최대 6초까지 조절할 수 있다.
플레이트마다 특성이 조금씩 다른데, A, B, C는 EMI 중앙연구소에서 설계한 하이브리드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 앰프를 달았고, D는 전진공관 앰프라서 더 따뜻하고 부드러운 톤이 난다.
4.3. 마이크 컬렉션
애비로드의 마이크 보관실에는 500대 넘는 마이크가 있고, 그중 약 100대가 빈티지 노이만 진공관 마이크다. 50년 넘게 마이크 보존을 담당했던 레스터 스미스가 2024년 은퇴할 때까지 이 컬렉션을 관리했다.
가장 상징적인 마이크는 Neumann U47이다. 1947년 베를린 라디오 쇼에서 처음 공개된 노이만의 2차 세계대전 이후 첫 마이크인데, 애비로드에서 지난 60년간 거의 모든 보컬 녹음에 사용됐다. 마리아 칼라스부터 엘라 피츠제럴드, 클리프 리처드, 존 레논, 아델까지 이 마이크를 거쳐갔다. 애비로드에는 현재 11대가 있고, 모든 비틀즈 녹음 세션에 쓴 유일한 마이크이기도 하다.
U47에 들어가는 Telefunken VF14 진공관은 1957년에 단종됐는데, 지금은 개당 3,000파운드 이상 한다. 오리지널 U47 자체도 15,000파운드가 넘는다.
오케스트라 세션에서는 Neumann M50을 데카 트리 기법으로 구성해서 쓴다. 정삼각형 형태로 지휘자 위에 3개의 무지향성 마이크를 매다는 방식인데, 이 구성이 그래미상과 오스카상을 받은 《반지의 제왕》 스코어 녹음에 쓰였다. 애비로드에는 15대가 있다.
4.4. 모니터 스피커
1960년대에는 Altec 612 캐비닛에 장착한 Altec 605A 스피커를 썼다. 1980년에 존 바워스가 새로 개발한 B&W 801을 가져와서 시연했는데, 엔지니어들이 그 가치를 바로 알아보고 세계 최초로 801을 풀타임 모니터로 채택했다.
이후 6세대의 800 시리즈가 애비로드 컨트롤 룸을 거쳐갔다. 2024년에는 이 45년간의 파트너십을 기념하는 한정판 스피커 '801 Abbey Road Limited Edition'이 출시되기도 했다.
4.5. 테이프 머신
1964년에 스위스 Studer사의 J37 4트랙 1인치 테이프 머신을 들여왔다. J37은 Studer가 만든 최초의 멀티트랙 레코더로, 진공관이 52개나 들어가는 물건이다. 비틀즈의 황금기 녹음에 핵심 역할을 했는데, 《Sgt. Pepper's》 세션에서는 J37 두 대를 수동 동기화해서 녹음했다.
1970년에 나온 A80은 J37의 후속 모델로, 8트랙 녹음 기능과 모듈러 설계를 갖췄다. 영국 최초의 Studer A80 2인치 16트랙 머신은 1971년 스튜디오 3에 설치돼 핑크 플로이드 녹음에 쓰였다.
4.6. 컴프레서
1959년 나온 Fairchild 660은 세계 최초의 지능형 자동 볼륨 컨트롤 리미터였다. 애비로드 엔지니어 피터 보운이 미국 캐피톨 레코드 방문 중 이 장비를 발견하고 12대를 사왔다.
비틀즈의 보컬 녹음에 주로 썼는데, 1966년부터 제프 에머릭은 링고 스타의 드럼에도 적용했다. 에머릭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드럼 사운드를 Fairchild 660 밸브 리미터와 컴프레서에 통과시켰습니다. 이게 《Revolver》와 《Sgt. Pepper's》의 사운드가 됐죠."
670 모델은 진공관 20개, 트랜스포머 11개가 들어가고 무게만 30kg에 어택 타임이 0.2ms다. 2014년 기준으로 애비로드는 1960년대에 산 원본 660 중 8대를 아직 보유하고 있다.
RS124 컴프레서는 1960년에 애비로드의 빌 리비, 렌 페이지, 마이크 배첼러가 Altec 436B를 개조해서 만든 것이다. 단 25대만 제작됐고, 사실상 비틀즈 녹음 전용 장비나 다름없었다. 폴 매카트니의 베이스라인, 특히 "Come Together"의 두껍고 크리미한 톤이 이 장비의 특성이다.

5. 콘솔의 역사
5.1. REDD 콘솔 (1955~1968)
1955년, 애비로드의 기술 엔지니어 렌 페이지가 스테레오 녹음 장비 개발을 위해 REDD(Record Engineering Development Department)를 세웠다. 당시에는 대량 생산된 스튜디오 장비가 없었기 때문에, EMI/애비로드는 모든 장비를 직접 만들어야 했다.
1958년에 나온 REDD.17은 서독 EMI 일렉트롤라의 피터 부르코비츠가 설계한 최초의 현대식 모듈러 믹싱 콘솔이다. 12개 입력 채널 중 8개에 EQ가 달려 있었고, 핵심 부품은 Telefunken V72s 진공관 마이크 프리앰프였다.
REDD 시리즈의 마지막 콘솔인 REDD.51은 1964년에 나왔다. 입력 8채널, 출력 4채널에 무게가 약 360kg이었다. EMI 자체 제작 프리앰프인 REDD.47을 썼다.
REDD.37은 3대, REDD.51은 4대만 만들었다. 비틀즈의 《Please Please Me》부터 《The White Album》까지 대부분의 앨범이 REDD 콘솔로 녹음됐다.
5.2. EMI TG12345 (1968~1983)
1968년이 되자 8트랙 녹음 도입과 비틀즈 등 아티스트들의 점점 복잡해지는 요구로 REDD 콘솔의 한계가 드러났다. 마이크 배첼러가 주로 기술 설계를 맡아 새 콘솔을 개발했다. 'TG'는 EMI의 전신인 The Gramophone Company의 약자다.
TG12345는 REDD.51과 비교하면 입력이 8개에서 24개로, 출력이 4개에서 8개로 늘었다. 회로도 진공관에서 솔리드 스테이트(트랜지스터)로 바뀌었고, 채널별 컴프레서가 추가됐다.
음향 특성도 확 달라졌다. REDD 콘솔보다 더 깨끗하고, 밝고, 펀치감 있는 사운드가 났다. 전례 없는 고역의 광택과 반짝임이 특징이었다. 비틀즈의 엔지니어 제프 에머릭은 "이전에 익숙했던 드럼과 기타 사운드를 재현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했다"고 회고했다. 《Abbey Road》 앨범이 이전 작품들과 다른 음색을 갖게 된 주요 원인 중 하나다.
핑크 플로이드의 《The Dark Side of the Moon》과 《Wish You Were Here》도 이 콘솔로 녹음됐다.
원본의 운명이 재밌다. TG12345 Mk I은 1970년대에 퇴역한 후 햄프스티드의 한 학교 방송실에 기증됐다가, 나중에 쓰레기통에 버려졌다. 지나가던 행인이 발견해서 구출했는데, 2024년 10월에 Reverb에서 220만 파운드(약 38억 원)에 매물로 나왔다.
5.3. 현대 콘솔
현재 스튜디오 1에는 2025년에 설치한 84채널짜리 AMS Neve 88RS SP3D가, 스튜디오 2에는 60채널짜리 AMS Neve 88RS가, 스튜디오 3에는 2001년에 설치한 96채널짜리 SSL 9000J가 있다.
Neve 88 시리즈는 2001년에 도입했는데, 놀라운 깊이, 공기감, 명료함으로 유명하다. 대역폭이 100kHz라서 192kHz 디지털 녹음 품질을 초과하고, 최대 7.1.4 서라운드를 지원한다. 애비로드 스튜디오의 사이먼 로즈는 88RS를 "지금까지 설계된 최고의 콘솔"이라고 불렀다.
SSL 9000J는 SuperAnalogue 디자인을 도입한 콘솔이다. 오디오 경로에서 커패시터를 쓰지 않아서 대역폭이 10Hz~80kHz에 달하고 왜곡이 극히 낮다. SL9000J 190대와 XL9000K 55대만 팔려서 희소성이 높다.

6. 녹음 기법의 혁신
6.1. 스테레오 녹음의 발명
앨런 블럼라인은 영국의 전자공학 엔지니어로, 128개의 특허를 등록한 천재 발명가다. 흥미롭게도 12살까지 글을 읽지 못했다고 한다.
1931년 초, 블럼라인은 아내와 함께 영화관에 갔다. 당시 토키 영화의 음향 시스템은 단일 스피커 세트만 있어서, 배우가 화면 한쪽에 있어도 소리는 다른 쪽에서 들릴 수 있었다. 블럼라인은 아내에게 "소리가 배우를 따라가게 하는 방법을 찾았다"고 말했다.
1931년 12월 14일에 특허를 출원해서 1933년에 영국 특허 번호 394,325로 등록됐다. 70개 클레임이 담긴 이 특허에는 스테레오 마이크 배치 기법(현재 '블럼라인 페어' 또는 'Mid-Side' 방식), 단일 레코드 홈에 2채널을 기록하는 45/45 커팅 시스템, 방향성 신호 보존을 위한 셔플링/매트릭스 회로 등이 포함돼 있었다.
1934년에는 애비로드에서 토마스 비첨 경이 지휘하는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모차르트 주피터 교향곡이 블럼라인 방식으로 최초의 스테레오 녹음됐다.
블럼라인은 2차 세계대전 중 H2S 공중 레이더 개발 중 비행기 추락으로 38세에 세상을 떠났다. 2017년에 레코딩 아카데미가 사후 그래미 특별 공로상을 수여했다.
6.2. ADT - 자동 더블 트래킹 (1966)
기존의 더블 트래킹은 가수가 같은 파트를 두 번 녹음해서 겹치는 방식이었다. 존 레논은 이 작업을 극도로 싫어했다.
1966년 봄, 《Revolver》 앨범의 《Tomorrow Never Knows》 세션 중에 애비로드의 기술 매니저 켄 타운센드가 해결책을 고안했다. Studer 4트랙 테이프 머신의 녹음 헤드 동기 출력과 재생 헤드 출력을 활용해서, 두 번째 재생 신호를 별도의 테이프 머신으로 전송하고 오실레이터로 두 번째 머신의 캡스턴 모터 속도를 제어하는 방식이었다. 이렇게 하면 원본 대비 8~12ms 범위의 시간차가 생기면서 자동으로 더블 트래킹 효과가 난다.
"플랜징"이라는 용어의 기원도 여기서 나왔다. 조지 마틴이 존 레논에게 ADT를 설명하면서 장난스럽게 "double-bifurcated sploshing flange를 통해 원본 이미지를 분할한다"고 말했다. 레논은 이걸 그대로 믿고 이후 ADT를 "켄의 플랜저(Ken's Flanger)"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ADT는 현대 코러스와 플랜저 이펙트의 원형이 됐다.
6.3. 근접 마이킹과 DI (1966)
1966년 《Revolver》 세션에서 20세의 엔지니어 제프 에머릭은 당시 EMI의 사내 규정을 위반하는 혁신적인 마이킹 기법을 도입했다.
EMI 규정은 마이크를 베이스 드럼에서 최소 60cm 이상 이격하도록 했다. 에머릭은 이를 무시하고 마이크를 드럼 헤드에서 약 7.6cm 거리에 뒀다. 발각돼서 질책을 받았는데, EMI는 "비틀즈 세션에 한해서만" 근접 마이킹을 허용한다는 공식 서한을 보냈다.
결과는 펀치감 있고 어택이 강조된 드럼 사운드로, 이후 10년간 영국 팝 음악의 템플릿이 됐다.
"Paperback Writer"(1966년 4월)에서는 베이스 녹음에도 혁신이 적용됐다. 스피커를 마이크로 써서 베이스 스피커 앞에 놓고 그 진동을 전기 신호로 바꿨다. 최초의 실제 DI 녹음은 1967년 2월 1일,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 타이틀 트랙에서 매카트니의 베이스가 DIT(Direct Injection Transformer) 박스를 통해 콘솔에 직접 연결된 것이다.
6.4. 테이프 루프와 역재생
《Revolver》의 첫 녹음 트랙인 "Tomorrow Never Knows"는 팝 음악 역사상 가장 실험적인 녹음 중 하나로 꼽힌다.
존 레논이 원한 건 "달라이 라마와 수천 명의 승려가 산 정상에서 노래하는 소리"였다. 제프 에머릭은 레슬리 캐비닛의 회전하는 스피커에서 나오는 보컬을 재녹음했는데, 팝 녹음에서 레슬리 스피커로 인간 목소리를 처리한 최초의 사례다. 조지 해리슨이 연주한 기타 파트는 테이프를 역방향으로 돌려 녹음됐는데, 이것도 팝 녹음에서 역재생 사운드를 쓴 최초의 사례다.
뉴욕 타임스의 평론가 존 파렐레스는 이 곡을 "앞으로 수십 년간 음악으로 향하는 포털"이라고 평가했다.
6.5. 링고 스타의 드럼 사운드
링고의 드럼 사운드는 모든 애비로드 드럼 사운드 중 가장 유명하다. 에머릭의 기법과 링고 고유의 연주 스타일, 그리고 스튜디오 2의 음향이 결합된 결과물이다.
《Revolver》 이전에는 드럼에 4개의 마이크만 사용했다. 오버헤드 1개, 스네어 1개, 킥 1개, 하이햇 1개. 《Revolver》부터는 탐까지 개별 클로즈 마이킹을 하고, 바텀 드럼 헤드를 제거하고 마이크를 드럼 안쪽에 직접 삽입했다.
댐핑과 머플링 기법도 독특했다. 링고는 항상 스네어 드럼 위에 부드러운 담배 팩을 올려놨다. 더 데드한 사운드를 위해 탐과 스네어 위에 티타올을 올리고, 킥에는 담요를 넣었다.

7. 주요 녹음 작품
7.1. 클래식
1931년 개관 기념으로 에드워드 엘가 경이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Land of Hope and Glory》를 녹음했다. 1932년에는 13세의 유디 메뉴힌이 엘가 지휘로 엘가 바이올린 협주곡을 녹음했다. 1934년에는 토마스 비첨 경이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모차르트 주피터 교향곡을 최초의 스테레오로 녹음했다.
그 외에도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 이고르 스트라빈스키, 파블로 카잘스, 마리아 칼라스, 재클린 뒤 프레, 엘리자베스 슈바르츠코프 같은 아티스트들이 이곳에서 녹음했다.
7.2. 팝/록
비틀즈가 1963년 《Please Please Me》부터 1969년 《Abbey Road》까지 거의 모든 앨범을 스튜디오 2에서 녹음한 건 유명한 이야기다.
핑크 플로이드는 1967년에 데뷔 앨범 《The Piper at the Gates of Dawn》을 스튜디오 2와 3에서 녹음했다. 비틀즈가 옆에서 《Sgt. Pepper's》를 작업하고 있을 때였다. 1973년에는 《The Dark Side of the Moon》을 스튜디오 2와 3에서 녹음했는데, 빌보드 차트 937주 연속 진입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오아시스의 《Be Here Now》(1997), 뮤즈의 《Origin of Symmetry》(2001), 아델의 《21》(2011)과 《25》(2015), 플로렌스 앤 더 머신의 《Ceremonials》(2011), 프랭크 오션의 《Blonde》(2016), 데이브의 《Psychodrama》(2019) 같은 앨범들도 이곳에서 나왔다.
클리프 리처드, 케이트 부시, 카녜 웨스트, 에이미 와인하우스, 라디오헤드, 에드 시런, 레이디 가가, U2, 엘튼 존, 셜리 배시 등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이 스튜디오를 거쳐갔다.
7.3. 비틀즈 녹음 상세
1963년 2월 11일, 《Please Please Me》 앨범의 14곡 중 10곡을 하루(약 10시간) 만에 녹음했다. 존 레논은 심한 감기에 걸린 상태였고, 마지막 곡 "Twist and Shout"는 목이 쉬어가는 상태에서 단 한 번의 테이크로 녹음됐다.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1967)는 129일간 700시간 넘게 작업했다. 4트랙 테이프 머신 두 대를 수동 동기화해서 녹음했다. "A Day in the Life" 오케스트라 세션은 1967년 2월 10일에 녹음됐는데, 41명의 오케스트라가 "가장 낮은 음에서 가장 높은 음까지 천천히 상승하며 크레센도"라는 지시를 받았다. 파티 분위기를 내려고 정장 위에 가짜 코, 고릴라 손, 파티 모자를 착용하기도 했다.
《Abbey Road》(1969)에서는 TG12345 콘솔을 처음 썼고, 무그 신시사이저도 도입됐다. 조지 해리슨이 1968년 로스앤젤레스에서 Moog IIIP를 구입해온 것인데, "Here Comes the Sun"에서 해리슨이 직접 무그를 연주했다.
7.4. 핑크 플로이드 - The Dark Side of the Moon (1973)
1972년 5월 31일부터 1973년 2월 9일까지 약 60일간 세션이 진행됐다. 엔지니어 앨런 파슨스가 참여했다.
"Time"의 시계 소리는 사각 녹음 테스트용으로 만들어둔 것을 재활용한 것이다. 심장박동은 하트비트를 녹음한 후 루프로 만들었다. 앨범에 들어가는 인터뷰 음성은 스튜디오 직원들에게 "미쳤던 마지막 순간" 같은 질문을 해서 녹음한 것이다.
TG12345 Mk IV 콘솔과 Studer A80 16트랙으로 녹음했다.
7.5. 영화 음악
《스타워즈》 시리즈는 애비로드와 뗄 수 없는 관계다. 오리지널 3부작(1977, 1980, 1983)은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연주했고, 프리퀄 3부작(1999, 2002, 2005)은 애비로드에서 녹음했다. 《깨어난 포스》(2015), 《라스트 제다이》(2017) 등 최근작도 계속 이곳을 사용하고 있다. 존 윌리엄스는 "《스타워즈》와 애비로드는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고 말했다.
《반지의 제왕》 3부작(2001~2003)은 하워드 쇼어가 작곡하고, 스튜디오 1에서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녹음했다. 마스터링과 믹싱도 애비로드에서 진행됐고, 그래미상과 아카데미상을 받았다.
《해리 포터》 시리즈도 전체 8편 중 대부분을 애비로드에서 녹음했다. 1~3편은 존 윌리엄스가, 이후 편들은 패트릭 도일, 니콜라스 후퍼, 알렉상드르 데스플라가 작곡했다.
《셰이프 오브 워터》(2017)는 알렉상드르 데스플라가 작곡하고 대부분 스튜디오 1에서 녹음했는데, 아카데미 음악상과 BAFTA 영화음악상을 받았다.

8. 주요 엔지니어와 프로듀서
8.1. 조지 마틴 (1926~2016)
"다섯 번째 비틀"로 불리는 조지 마틴은 비틀즈의 210곡 중 190곡을 애비로드에서 프로듀싱했다.
《Yesterday》에 현악 4중주 도입을 제안한 것도 마틴이고, 《Sgt. Pepper's》 메들리의 교향악적 구조를 설계한 것도 마틴이다. 《Abbey Road》 2면의 메들리 구성도 그의 작품이다.
"Eleanor Rigby"의 스타카토 현악 편곡은 히치콕의 《사이코》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고, "A Day in the Life"의 41명 오케스트라 글리산도 편곡은 지금까지도 회자된다. "Penny Lane"의 피콜로 트럼펫 솔로는 바흐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2번에서 영감을 받았다.
8.2. 노먼 스미스 (1923~2008)
비틀즈의 첫 엔지니어로, 《Rubber Soul》까지 약 100곡의 녹음을 맡았다. 존 레논은 그의 온화하고 차분한 성격 때문에 "Normal"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다른 엔지니어들이 분리도를 위해 스크린을 쓸 때, 스미스는 스크린을 모두 치우고 밴드가 라이브 공연처럼 배치되도록 했다. 이것이 "머지 사운드(Mersey Sound)"에 기여했다.
이후 핑크 플로이드의 프로듀서로 전향해서 《The Piper at the Gates of Dawn》을 제작했다.
8.3. 제프 에머릭 (1945~2018)
1962년 9월 4일, 16세의 에머릭은 EMI 스튜디오에서 일한 지 이틀째 되는 날 비틀즈의 두 번째 녹음 세션을 경험했다. 1966년 4월, 20세의 나이에 비틀즈의 수석 녹음 엔지니어가 됐다.
각 드럼에 개별 마이크를 설치하는 멀티 마이킹 드럼, EMI 규정을 위반하며 악기에 마이크를 극도로 가깝게 배치하는 근접 마이킹, 링고의 드럼에 티타월을 올리고 킥드럼 안에 스웨터를 넣는 드럼 댐프닝 같은 기법을 개발했다. "Strawberry Fields Forever"에서는 서로 다른 키와 템포의 두 테이크를 속도 조절로 매칭해서 편집했다.
4회 그래미를 수상했고, 2018년 10월 2일에 세상을 떠났다.
8.4. 앨런 파슨스
1967년, 18세의 파슨스는 EMI 테이프 복제 부서에서 일하다가 《Sgt. Pepper's》 마스터 테이프를 듣고 애비로드 스튜디오로 전직을 결심했다.
비틀즈의 《Let It Be》와 《Abbey Road》 세션에서 테이프 오퍼레이터로 근무했고, 핑크 플로이드의 《The Dark Side of the Moon》 엔지니어로 발탁됐다.
Dark Side of the Moon 세션에서 "Time"의 시계 소리는 사각 녹음 테스트용으로 만들어둔 것을 재활용했다. 거대한 테이프 머신들을 건물 각 부서에서 끌어와서 밴드 멤버들이 버튼 위에 손가락을 올려놓고 동시에 시작하는 방식으로 녹음하기도 했다.
이후 앨런 파슨스 프로젝트를 결성했고, 현재 Abbey Road Institute 객원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8.5. 그 외 인물들
켄 타운센드는 EMI 스튜디오의 기술 엔지니어로 ADT를 발명했고, 이후 애비로드 스튜디오의 총괄 매니저가 됐다.
사이먼 로즈는 1987년에 EMI 애비로드에 입사한 현재 시니어 엔지니어다. 4회 그래미상을 받았고, 고 제임스 호너와 18년간 《아바타》를 포함해 40개 넘는 프로젝트에서 협업했다. 존 윌리엄스, 토마스 뉴먼, 하워드 쇼어, 알렉상드르 데스플라, 앨런 실베스트리 등과 함께 작업했다.
레스터 스미스는 56년간의 경력 끝에 2024년 은퇴한 전설적인 마이크 관리자다. 1968년에 입사해서 800개 넘는 마이크를 관리했다. 그의 '가장 큰 스릴'은 영화 《킹스 스피치》를 위해 조지 6세가 쓴 원본 로열 마이크를 되살리는 작업이었다고 한다.

9. 마스터링과 바이닐 커팅
애비로드는 하프 스피드 마스터링 분야의 선두주자다. 이 기술은 1970년대 후반에 도입됐고, 지금까지 쓰인다.
원리는 간단하다. 마스터 테이프를 절반 속도로 재생하고, 커팅 래더도 절반 속도로 작동시킨다. 재생할 때 정상 속도로 들으면 더 정밀한 그루브가 재현된다. 고주파 응답이 개선되고, 저음역 정확도와 위상 정확도가 향상된다.
마일스 쇼웰은 하프 스피드 마스터링 전문가로, CHIC 컬렉션이나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Back to Black》 같은 작업을 담당했다. 션 매기는 2009년 비틀즈 리마스터로 그래미상을 받았고, 핑크 플로이드, 퀸, 롤링 스톤스 등의 작업을 했다.

10. 오늘날의 애비로드
10.1. Abbey Road Institute
2015년에 설립한 음악 제작 및 사운드 엔지니어링 전문 교육기관이다. 현재 런던, 암스테르담, 베를린, 멜버른, 시드니, 로스앤젤레스, 마이애미, 파리 등에 캠퍼스를 운영하고 있다.
애비로드 스튜디오의 실제 장비와 시설을 활용하고, 업계 현역 전문가들이 강의한다. 앨런 파슨스 같은 레전드 엔지니어들의 객원 강의도 있다.
10.2. 코로나19 대응과 원격 협업
2020년 팬데믹으로 스튜디오가 일시 폐쇄됐다가 2020년 6월에 재개장했다. 이 기간 동안 원격 협업 기술이 크게 발전했다.
2021년에는 실시간 오디오 스트리밍 소프트웨어 기업인 Audiomovers를 인수했다. 무손실 멀티채널 오디오(최대 7.1 서라운드)를 지원하고, 레이턴시와 비트레이트 조절이 가능하다. 스튜디오 MD 이사벨 가비는 "지난 1년간 100%의 스튜디오 세션이 어느 정도의 원격 접근을 필요로 했다"고 말했다.
10.3. 다큐멘터리와 가상 체험
2022년에 메리 매카트니 감독의 다큐멘터리 "If These Walls Could Sing"이 디즈니+에서 공개됐다. 폴 매카트니, 링고 스타, 엘튼 존, 셀린 디온, 노엘 갤러거, 지미 페이지, 조지 루카스, 존 윌리엄스, 케이트 부시(음성) 등이 출연했고, 로튼 토마토 94% 신선도를 받았다.
운영 중인 스튜디오라서 일반 대중의 방문이나 투어는 불가하다. 대신 EarthCam과 제휴해서 횡단보도의 24시간 라이브 웹캠을 제공하고, Google과 협업해서 세 개의 메인 스튜디오와 마스터링 스위트를 탐험할 수 있는 360도 가상 투어 'Inside Abbey Road'를 만들었다. 150개 넘는 360도 사진에 3시간 넘는 콘텐츠가 담겨 있다.
2024년에는 'Stories in Sound'라는 풍부한 스토리텔링과 라이브 음악을 결합한 몰입형 경험을 선보였다. 글로벌 스트리밍으로 전 세계 어디서나 참여할 수 있다.
10.4. 돌비 애트모스와 이머시브 오디오
애비로드는 돌비 애트모스 믹싱의 선두주자다. 믹스 스테이지는 돌비 애트모스 프리미어 인증을 받았고, 44채널 서라운드에 IMAX 오디오도 호환된다. 펜트하우스도 돌비 애트모스 완전 인증을 받았다. 마스터링 스위트 35는 돌비 애트모스 뮤직 마스터링 전용이다.
《타르》, 《웡카》, 《보헤미안 랩소디》, 《탑건: 매버릭》 같은 영화들이 여기서 믹싱됐다.

11. 파트너십과 사업
11.1. Abbey Road Red
2015년 10월에 설립한 유럽 최초의 음악 기술 전문 스타트업 인큐베이터다. 애비로드와 유니버설 뮤직의 전문성, 인력, 시설 접근 권한을 제공하고, 지분 3%를 투자한다. AI, 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 오디오, AR, 음악 프로덕션 분야를 다룬다.
2016년 론칭 이후 20개 기업을 인큐베이팅했고, 총 약 1,500만 달러 펀딩을 유치했다. 전체 기업 가치는 약 1억 달러로 추산된다.
CloudBounce, Uberchord, XONE(메타버스), MediMusic(음악 처방), DAACI(AI 작곡) 같은 스타트업이 참여했다.
11.2. 기타 파트너십
2018년 3월에 그래미상 다회 수상 프로듀서 나일 로저스(CHIC)를 최고 크리에이티브 어드바이저로 임명했다.
Chandler Limited와는 애비로드의 빈티지 장비를 현대적으로 재현하는 파트너십을 맺었다. REDD.47 마이크 프리앰프, TG2 Pre Amp/DI, RS124 컴프레서 같은 제품이 나왔다.
Spitfire Audio와는 가상 악기 라이브러리를 협업 제작했다. 'Abbey Road One: Orchestral Foundations'는 스튜디오 1의 음향 특성을 디지털로 재현한 것으로, 그래미 다회 수상 엔지니어 사이먼 로즈가 녹음했다.
Waves Audio와는 애비로드의 음향 장비를 플러그인으로 재현하는 파트너십을 맺었다. Abbey Road Chambers(에코 챔버), Abbey Road Reverb Plates(EMT 140 플레이트 리버브), Abbey Road Studio 3(컨트롤 룸), Abbey Road REDD/TG12345(콘솔), Abbey Road RS124(컴프레서), J37 Tape(Studer J37 테이프 머신) 같은 플러그인이 있다.

12. 문화재 지정
2009년, EMI의 재정난으로 애비로드 스튜디오 매각과 부동산 재개발 가능성이 제기됐다. 영국문화유산청 CEO 사이먼 썰리는 "20세기를 정의한 일부 사운드가 애비로드 스튜디오의 벽 안에서 만들어졌다"며 보호를 촉구했다.
폴 매카트니는 BBC Newsnight에서 "비틀즈와 함께 그곳에서 너무나 많은 추억이 있다. 여전히 훌륭한 스튜디오다. 그래서 누군가가 그걸 구하기 위해 뭔가를 마련한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2010년 2월 23일, 애비로드 스튜디오는 Grade II 등급 건물로 공식 지정됐다. 역사적으로 세계 최초의 녹음 전용 스튜디오 중 하나라는 점, 음악적으로 수많은 유명 아티스트의 녹음 장소이자 특히 비틀즈와의 특별한 연관성이 있다는 점, 문화적으로 음악 산업과 관련된 저명한 장소라는 점, 건축적으로 후기 조지아 양식 외관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 지정 사유였다.
2010년 12월에는 스튜디오 앞 횡단보도도 별도로 Grade II 등급을 받았다.
Grade II 지정은 건물의 주요 구조와 특성 변경에 사전 허가를 요구하고, 보존 가치를 재개발 논의에서 우선 고려하도록 강제한다. 2024~2025년 스튜디오 1 리노베이션에서도 이 원칙이 철저히 적용됐다.

13. 횡단보도
13.1. 앨범 커버 촬영
1969년 8월 8일 오전 11시 35분, 존, 폴, 조지, 링고가 애비로드의 횡단보도를 건넜다. 사진작가 이안 맥밀런이 사다리 위에서 찍은 이 사진은 역사상 가장 상징적인 앨범 커버 중 하나가 됐다.
경찰이 교통을 통제하는 동안 맥밀런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10분이었다. 6장의 사진을 찍었고, 멤버들의 발이 정확히 맞춰 걷는 5번째 컷이 선택됐다.
원래 앨범 제목은 《Everest》였다. 담배 브랜드 이름에서 따온 건데, 심지어 에베레스트산에 가서 커버 사진을 찍자는 제안도 있었다. 비틀즈가 거부하고 그냥 스튜디오 앞에서 찍기로 했다.
이 앨범은 영국 오리지널 비틀즈 앨범 중 유일하게 표지에 아티스트 이름이나 앨범 제목이 없는 앨범이다.
13.2. "폴은 죽었다" 음모론
1969년, 미국의 한 학생 프레드 라부어가 앨범 커버를 장례 행렬로 해석하는 이론을 내놨다. 흰 옷의 존 레논은 성직자/사제, 검은 옷의 링고 스타는 장의사, 맨발의 폴 매카트니는 시체, 데님의 조지 해리슨은 무덤 파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이 "Paul Is Dead" 루머는 주류 라디오에서 집중 분석되면서 오히려 《Abbey Road》의 미국 내 상업적 성공에 기여했다.
13.3. 관광 명소
유명한 사진 촬영 이후, 수백만 명이 횡단보도를 건너며 비틀즈를 따라했다. 2005년 기준으로 애비로드 스튜디오는 매년 약 15만 명이 이 장소를 방문한다고 추정했다.
사진 왼쪽에 보이는 흰색 폭스바겐 비틀(번호판: LMW 281F)은 스튜디오 맞은편 아파트 거주자의 차였는데, 앨범 발매 후 번호판이 반복적으로 도난당했다.
웨스트민스터 시의회는 팬들의 낙서 제거를 위해 3개월마다 횡단보도 옆 벽을 다시 페인트한다. 도로 표지판도 자주 도난당해서 건물 높은 곳으로 옮겼다.

14. 여담
스튜디오는 원래 'EMI 레코딩 스튜디오'로 불렸는데, 비틀즈의 《Abbey Road》 앨범이 너무 유명해지면서 1976년에 공식적으로 '애비로드 스튜디오'로 이름을 바꿨다.
TG12345 Mk I 콘솔이 학교에 기증됐다가 쓰레기통에 버려진 것을 지나가던 행인이 구출한 일화는 음향 장비 역사상 가장 극적인 구출 사례 중 하나다.
스튜디오 2의 음향 특성이 너무 독특해서 녹음 계약서에 임펄스 응답(IR) 샘플링 금지 조항이 들어간다.
비틀즈의 《Please Please Me》(1963)는 14곡 중 10곡을 단 하루 만에 녹음했다.
존 레논은 더블 트래킹을 너무 싫어해서 ADT가 발명되는 계기가 됐다.
《Abbey Road》 앨범 커버의 폭스바겐 비틀 번호판은 앨범 발매 후 반복적으로 도난당했다.
매년 약 15만 명이 횡단보도에서 비틀즈를 따라 건너는 사진을 찍는다.
블럼라인이 발명한 스테레오 녹음은 당시 20년 이상 앞서간 것으로 평가받았다.
조지 마틴이 존 레논에게 ADT의 원리를 설명할 때 "double-bifurcated sploshing flange"라는 말도 안 되는 용어를 썼고, 레논은 이걸 그대로 믿었다. 이것이 "플랜징"이라는 용어의 기원이다.
애비로드에서 믹싱한 영화 음악 중 청취자 투표 1위는 《레이더스》(인디아나 존스)였다.
DO NOT DISTURB
대표 : 장세준
사업장 주소 :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일현로 38, 6층
사업자 등록 번호 : 584-16-0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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